아직도 일본에 ‘합기’가 남아 있는가?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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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힘.

내가 제자들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책이다.

합기유술이 얼마나 특별한 무술이고, 어떤 무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일본에 합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남아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다케다 쇼가쿠 사후 최용술이 한국으로 넘어오며 일본에는 합기의 맥이 끊겼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가와 유키요시는 엄청난 노력 끝에 합기를 이뤄낸 듯 보인다. 대단한 사람이다.

내가 사가와 유키요시가 합기를 했다고 믿는 것은 단순히 책에 그렇게 쓰여 있기 때문은 아니다. 내 스승 김윤상의 합기를 수 없이 경험했던 사람으로써, 진정한 합기를 모르면 표현할 수 없는 내용들이 책에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무술은 참 비밀이 많은 무술이다.

이 책의 한가지 아쉬운 점은 다케다 쇼가쿠에 이어 합기를 할 수 있었던 최용술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이 자신이 유일한 합기의 계승자로 표현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불편한 관계를 생각하면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그래도 무술의 수준이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면 이해 관계를 떠나 모든 것에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스승 김윤상의 합기는 책에서 표현된 사가와 유키요시의 합기보다 더하면 더 했지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그가 이 모든 기술을 다케다 쇼가쿠에서 최용술로 이어지는 리니지를 통해 배웠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사가와 유키요시